데이터분석가

이직 및 4년만에 프로젝트 현장 투입 소감

Jeenee_Lee 2025. 2. 2. 05:28

24년 11월, 6년간 다니던 첫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4대 컨설팅펌 중 하나로 이직하게 되었다.
이직을 1년 가까운 시간동안 천천히,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대기업, 중소기업, 컨설팅펌 모두 고려했지만 컨설팅펌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앞으로 30년 이상 먹고 살기위해 달고 있을 타이틀.
미래에는 체력적으로든 뭐든 더 힘들테니 한살이라도 젊을 때 딱 3년 고생하자.


다소 부가적으로 기대했던 부분은 몇 가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성과급.
6년간 다닌 첫 직장도 성과급 제도가 공식적으로는 있었으나 사실상 입사 1년차 때 (그마저도 일할 계산되서 쥐꼬리만큼) 받은 것 한 번 뿐이었고, 컨설팅펌은 워라밸은 기대 못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대신 돈으로 보상한다는 표현에 기대하고 지원 및 입사하게 됐다.
(그렇지만 아직 타이밍상 성과급을 지급받아본 적은 없다.)

그리고 첫 직장에서 많이 아쉬워했고 메꿔보려 했지만 잘 안 됐던 부분이 교육, 인재양성 부분이었는데,
컨설팅펌은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많으니 hard skill, soft skill을 포함해 교육 커리큘럼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입사한 측면도 있다.

그렇게 입사를 확정하고 첫 출근 날, 바로 노트북, 명함, 사원증을 지급받고 오전에 반나절 정도 환경 세팅하다가 오후엔 바로 프로젝트 현장으로 투입하게 됐다.
그리고 약 3개월 정도 지난 오늘, 마침 새벽에 눈이 떠져 누군가에겐 짧고 나에겐 무지하게 길었던 프로젝트 기간의 소회를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참고로 아직 종료되지 않은 프로젝트인데다가 보안규정이 엄격해서 프로젝트 내용을 공개적으로 적어놓을 수는 없지만 AI 기반 챗봇 구축 프로젝트다.)

1. Skill
프로젝트에 와보니 그간 히스토리 상 여러 이유로 내 또래의 (생각보다는) 주니어인 멤버들이 주축인 상태.
AI, DB, 인프라 등 기술적인 스킬은 프로젝트를 커버할 정도는 되지만 경험치를 기반으로 배울 수 있는 레벨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PPT 등 문서 작성도 배운다기 보단 같이 해야하는 성격이 더 강했다.

2. 사람들
첫 날 느꼈던 멤버들의 분위기는 모두 호감이었다.
“어휴, 입사날 바로 프로젝트예요?”, “입사 축하드려요” 등등 처음 만난 멤버를 대하는 태도나 분위기가 친화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첫 출근날 바로 오후 7시에 고객사와 미팅이 잡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팀 문제도 있었지만, 당시엔 역시 컨설팅펌이라 야근이 기본이구나 싶었다.)
그 다음날, 즉 입사 2일차에는 새벽 3시에 퇴근했다. (이 때도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역시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멤버들 모두 어떻게든 일을 완성하고 가고자 하는 의지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야근이 너무 잦고 주말출근도 빈번해서 그런지 다들 컨디션이 안 좋아져서 최근엔 완성도가 다소 떨어져도 가급적 9-10시엔 집에 보내려고는 한다.

3. 인력구성
AI를 다루는 우리 파트는 주니어 위주의 멤버 구성이지만, 다른 파트는 시니어 멤버도 많다.
그리고 공식적으로는 우리 파트에 시니어가 1명 붙어있긴 한데, 저 사람은 이 파트에 왜 있나 싶을 정도로 도움이 안되고 있어서 많이 답답하긴 하다..
그 외에 DB 등 다른 파트 협력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는데 사람들은 좋으나 전 직장보다 협조가 덜 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종종 있다.
(뭘 물어보면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임시방편으로 땜빵해놓은 것도 많고…)
다른 멤버들도 경험해봐야겠지만 아직까진 “와 저사람 일 진짜 잘한다, 저런 사람이 컨설턴트구나”할만한 사람은 못 봤다.

4. 그래서 앞으로는?
일단은 이 프로젝트에 집중. 끝까지 할거다.
그리고 당장 또 이직 준비하기엔, 물리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없다. (이력서 업데이트, 면접 등.. 휴가도 제대로 못 쓰고 있다..)
또, 이직한지 몇개월밖에 안된 상태에서 다시 이직을 하는 건 나에게도 득이 될 부분이 없으니 처음 마음먹은대로 3년은 버텨볼 생각이다.

3년 후가 됐을 때, 그때도 시간이 없어 이직 준비를 못하면 4년, 5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때”가 오면 어디가서 “컨설팅펌 출신”으로 대기업이 됐든 창업을 하던 스타트업에 들어가 뭔가를 또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약 3개월 됐지만 워낙 야근, 주말출근 등 근무시간이 길어 이 프로젝트만 1년쯤 한 것 같은 생각이 든 어느 날 새벽에 남기는 소회. Fin.